[앨범] 장범준 3집 리뷰

장범준 3집 앨범 커버

 

장범준은 ‘버스커버스커’라는 팀으로 엠넷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등장한 이후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뮤지션 중 하나입니다. 엄청난 크기의 팬덤을 보유한 아이돌만이 가능하다는 일명 ‘음원 사이트 줄세우기’가 가능할 정도로 전국민적인 인기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그의 음악이 소위 말하는 ‘믿고 듣는’ 음악이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대표곡 ‘벚꽃엔딩’은 발매 후 7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봄철이면 차트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뛰어난 작곡 능력, 슬프거나 기쁜 분위기 전부 녹아들어가는 매력적인 목소리가 그의 특징입니다.

 

장범준 프로필 사진 (출처 : 장범준 페이스북)

 

  목소리를 제외하고 장범준의 음악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키워드는  ‘통기타’입니다. 이번 장범준 3집도 타이틀곡 ‘당신과는 천천히’를 필두로 어쿠스틱 사운드가 앨범 대다수의 곡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든 트랙에 어쿠스틱 기타로 리듬을 잡고 있는데 착착 감기는 기타 소리가 거의 모든 곡의 리듬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통기타와 피아노가 거의 모든 곡에서 뼈대처럼 참여하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곡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악기가 조미료처럼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산으로’의 신시사이저, ‘노래방에서’의 플룻과 스트링 편곡, ‘그 모습 그대로’의 아코디언 리프, ‘이 밤’의 강렬한 일렉트릭 기타 리프처럼 곡마다 편곡적인 차이를 주면서 앨범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팬들의 요청으로 더블타이틀곡으로 결정된 ‘노래방에서’의 경우 장범준 본인이 직접 작곡과 편곡에 신경썼다고 밝혔는데 노래방에서 인기 있는 발라드 곡들의 특징이 반영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아노/목관악기/현악기 등 다양한 악기 구성, 통기타 하나로 시작하다 점점 악기가 추가되며 커지는 스케일, 브릿지 파트에서 고조되는 분위기, 모든 악기들이 페이드 아웃된 상태에서 보컬 혼자 곡을 이어가다 마지막 후렴으로 이어지는 극적인 구성 등 노래방 순위권을 차지하는 발라드곡들의 특징이 들어있습니다. 도회적 분위기의 ‘일산으로’, 락 사운드의 ‘이 밤’ 등 곡마다 다른 요소를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일산 호수공원에서 버스킹을 하는 장범준의 모습 (출처: 장범준 페이스북)

 

  가사의 의미를 곱씹으며 듣는 재미 또한 쏠쏠합니다. ‘당신과는 천천히’, ‘그 모습 그대로’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는 곡들이라면 ‘일산으로’, ‘노래방에서’, ‘왜’는 과거의 인연을 생각나게 하는 곡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들었던 곡들은 ‘엄마 용돈 좀 보내주세요’,  ‘상상 속에서’입니다. 다른 곡들과 이 두 곡의 차이는 바로 ‘뮤지션’ 장범준의 시각에서 쓰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엄마 용돈 좀 보내주세요’는 장범준이 음악 활동을 하기 위해 어머니께 용돈을 보내달라 부탁하는 내용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부모님께 손벌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 돈을 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사의 내용이 신선했습니다. 다소 철 없어 보이는 제목은 마지막 후렴 전의 가사에서 신선한 반전을 줍니다. ‘이십대가 끝나고 나면 이 모든 것들을 모두 다 내 탓이었다고 말할 수 있게’, 뮤지션으로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시간이나 돈이 부족했다는 핑계를 대지 않기 위해서라는 발상이 뒤통수를 치는 느낌이었습니다. 음악이든 다른 일이든 항상 시간과 돈을 생각하며 미루고 포기했던 자신을 생각하며 장범준이라는 사람이 정말 비범하고 ‘뮤지션’으로서의 뜻이 확고한 사람이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상상 속에서’는 장범준이 곡을 쓰다가 갑자기 슬퍼져서 만든 곡이라고 합니다. 가사를 쓰기 위해 사랑하고 헤어지는 사람들을 상상하다가 나타난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현한 곡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하지만 자신이 싫어하는 곡과 자신은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싫어하는 곡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대중이 원하는 음악과 본인이 원하는 음악의 괴리를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외에도 ‘이 밤’에도 뮤지션으로서의 생각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 곡은 결혼을 하기 위해 꿈을 포기하려는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의 심정을 담았는데 갑작스레 결혼한 자신과 아내, 주위에서 음악의 꿈을 포기한 사람들을 보면서 곡의 모티브를 얻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번 앨범 역시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할만한 완성도 높은 곡들로 채워졌습니다. 수록곡들은 장범준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증명하듯 각종 음원사이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표곡 ‘벚꽃엔딩’도 다시 차트에 나타나 장범준의 곡끼리 경쟁하는 진풍경이 나타나는 중입니다. 장범준 본인도 KBS2의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자녀들과 출연하고 있습니다. TV 프로그램에 거의 출연하지 않았던 그가 나온다는 소식에 팬들이 놀라기도 했습니다. 4월부터는 전국공연도 시작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공연장에 찾아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TRACK LIST (작사/작곡/편곡)

1. 당신과는 천천히 (장범준/장범준/장범준, 이규형, 전영호, 황인현)  TITLE 

2. 일산으로 (장범준/장범준/장범준, 이규형, 전영호, 황인현)

3. 노래방에서 (장범준/장범준/장범준, 이규형, 전영호, 황인현)  TITLE 

4. 그 모습 그대로 (장범준/장범준/장범준, 이규형, 전영호, 황인현)

5. 엄마 용돈 좀 보내주세요 (장범준/장범준/장범준, 이규형, 전영호, 황인현)

6. 이 밤 (장범준/장범준/장범준, 이규형, 전영호, 황인현)

7. 왜 (장범준/장범준/장범준, 이규형, 전영호, 황인현)

8. 상상 속에서 (장범준/장범준/장범준, 이규형, 전영호, 황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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